'윤석열 용인술' 핵심은 능력…한번 믿으면 끝까지 쓴다

입력 2022-03-11 17:23   수정 2022-03-12 07:37


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검찰 재직 시절 인사 스타일이 관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. 윤 당선인이 정치 입문 경험이 짧은 만큼 그가 27년간 몸담았던 검찰에서의 인사 원칙이 차기 정부 구성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서다.

검찰 내부에선 윤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이 ‘전문가 발탁, 신뢰, 소신’ 세 가지로 요약된다고 평가한다. 윤 당선인은 검찰 재직 당시 실력 있는 후배 검사들을 발탁해 이른바 ‘윤석열 사단’을 꾸렸다. 한 번 ‘자기 사람’이라는 믿음이 생기면 끝까지 신뢰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. 환경 변화에 따라 좌고우면하기보다는 본인의 소신대로 밀어붙이는 성격으로도 유명하다.

하지만 이 같은 그의 성향은 ‘윤핵관’(윤석열 핵심 관계자)을 중심으로 측근 인사를 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 된다. 윤 당선인이 통합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‘탕평책’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.
(1) 전문가 발탁
윤 당선인은 유능한 후배 검사들을 눈여겨보다 발탁해 ‘자기 사람’으로 만든 사례가 많았다. 한 현직 검사는 “함께 일해본 뒤 잘한다 싶으면 계속 일을 맡기는 스타일”이라며 “대검찰청 중앙수사부나 서울중앙지검에서 진행했던 각종 특수수사에서 손발을 맞춘 후배 검사들은 소위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됐다”고 설명했다.

윤 사단의 대표 선수는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(사법연수원 27기)이 꼽힌다. 사람들과 술자리를 즐기는 윤 당선인과 달리 한 부원장은 회식 참석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. 하지만 그의 정교한 수사 기법은 일찌감치 윤 당선인의 눈도장을 받았다. 한 부원장은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 수사팀에 파견돼 윤 당선인과 호흡을 맞췄다. 이듬해인 2017년 윤 당선인은 서울중앙지검장에 취임한 직후 한 부원장을 특수사건을 지휘하는 3차장에 발탁했다. 한 부원장은 이때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, 국정원 특별활동비 횡령 등 굵직한 사건을 도맡았다. 2019년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이 된 뒤에는 대검 반부패·강력부장을 맡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등을 수사했다.

윤 당선인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낼 때 2차장검사였던 박찬호 광주지검장(26기)도 윤 사단으로 분류된다.
(2) 신뢰
윤 당선인은 한 번 자기 사람임을 확인하면 믿고 밀어주는 이른바 ‘형님 리더십’을 보여왔다는 평가다. 이 같은 스타일은 검찰 시절 윤 사단으로 불린 ‘특수통’ 검사들이 윤 당선인의 승진과 함께 영전을 거듭한 데서 잘 드러난다. 한동훈·박찬호 검사장과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(25기), 이두봉 인천지검장(25기), 신자용·신응석·신봉수 서울고검 검사(28기), 양석조 대전고검 인권보호관(29기), 송경호 수원고검 검사(29기) 등이 대표적이다.

윤 당선인은 선이 굵은 수사 방식과 달리 인간관계에선 세심한 부분까지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.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“몇 년 전 윤 당선인이 승진했을 때 넥타이를 선물했는데 한참 지나 만났을 때 그 넥타이를 매고 나왔다”며 “윤 당선인이 ‘그때 네가 선물한 넥타이’라고 웃으며 말했을 때 내심 놀랐다”고 말했다.
(3) 소신
윤 당선인은 주변에서 강하게 반대하거나 비판해도 본인이 옳다고 믿으면 그대로 추진하는 성향이라는 게 검찰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. 그가 대선 후보로 나선 직후, 국민의힘 내홍으로 지지율이 떨어지자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필두로 하는 선대위 조직을 없애고 최소 규모의 선대본부만 남기기로 결단을 내린 데도 이런 성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.

윤 당선인의 이 같은 인사 스타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. 한 법조계 관계자는 “측근 인사는 자칫 편 가르기로 해석될 수 있다”고 말했다. 또 다른 관계자는 “역대 최소 표 차로 당선된 대통령인 만큼 국민의당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과의 통합 정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”고 했다.

최진석/김진성 기자 iskra@hankyung.com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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